FDA 현대화법 2.0 시대, 글로벌 NAMs 시장 선도
사람 유래 오가노이드 기반 비임상 평가 수요 확대
"실시간 비파괴 분석 통해 신약 성공률 높이고 개발기간 단축"

[편집자주] 신약 개발은 더 이상 거대 제약사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유전자·세포치료제부터 AI(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 차세대 항암제와 대사질환 치료제까지. 한국 바이오 스타트업들은 이제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며 기술 패권 경쟁의 최전선에 서 있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 '초격차 스타트업 프로젝트'에 선정된 기업들은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K바이오의 미래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제한된 자원과 높은 실패 확률 속에서도 독자 플랫폼과 원천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EBN 산업경제는 [신약 전쟁 선봉장들] 시리즈를 통해 대한민국 바이오 혁신을 이끄는 스타트업 CEO들을 릴레이 인터뷰한다. 연구실에서 시작된 기술이 어떻게 글로벌 시장을 향한 무기가 되는지, 그리고 한국 바이오 산업의 다음 10년을 누가 만들어갈 것인지 그 현장을 직접 들여다본다.
조상준 셀라메스 대표. [출처=셀라메스]
조상준 셀라메스 대표. [출처=셀라메스]

"바이오벤처인 셀라메스는 첨단 바이오전자 기술과 인간 유래 줄기세포·오가노이드(미니 장기) 기반 분석 플랫폼을 통해 기존 동물실험의 한계를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보다 정확한 안전성과 효능 예측을 통해 신약 개발 성공률을 높이고, 글로벌 동물대체시험법 시장을 선도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조상준 셀라메스 대표는 12일 EBN산업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미국 엑시온 바이오시스템과 애질런트 테크놀로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던 세포 전기생리 분석 장비 시장에서 독자 원천기술로 승부를 걸겠다는 포부가 읽힌다.

◆FDA '현대화법 2.0' 시행…비임상 평가 시스템 주목

신약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은 오랫동안 필수적인 전임상 절차였다. 하지만 동물과 사람은 생리학적 차이가 있기 때문에 동물실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더라도 실제 임상시험에서는 효능이나 안전성이 재현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특히 비만 치료제나 항체의약품, 바이오시밀러처럼 복잡한 바이오의약품은 사람과 유사한 환경에서 평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현대화법 2.0'을 시행함에 따라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의 동물실험 단계적 폐지 로드맵이 구체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동물실험을 줄이자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더 가까운 데이터를 확보해 신약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자는 것이 핵심이다.
동물대체시험법(NAMs)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비임상 평가 기술이 새로운 표준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셀라메스는 인간 유래 줄기세포와 오가노이드(미니 장기), 비파괴 실시간 세포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비임상 평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셀라메스 임직원들. [출처=셀라메스]
셀라메스 임직원들. [출처=셀라메스]

셀라메스는 인간 유래 줄기세포(hiPSC)와 3차원 오가노이드(미니 장기)를 활용한 비파괴 실시간 세포 분석 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존 분석 방식이 특정 시점의 결과를 확인하는 '사진'이라면, 셀라메스의 기술은 살아있는 세포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영상'에 가깝다.
세포를 손상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증식과 분화, 사멸뿐 아니라 심장과 신경세포의 전기생리 반응까지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어 약물 투여 직후부터 수일, 수주 동안 나타나는 변화를 연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NAMs가 확대될수록 사람 유래 세포와 오가노이드 기반 분석 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를 통해 신약 개발의 정확도를 높이고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핵심 플랫폼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물대체시험법 시장 확대 속 가격 경쟁력 확보

현재 국내 세포 분석 시스템 시장의 약 95%는 해외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에 셀라메스는 세포칩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모두 자체 개발해 해외 장비 대비 약 5분의 1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조 대표는 "국산화의 의미를 단순히 가격 경쟁력에 두고 있지는 않다"며 "신속한 기술 지원과 연구 목적에 맞춘 시스템 개선, 안정적인 소모품 공급,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까지 가능한 연구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동물대체시험법이 본격 도입되면 임상시험수탁기관(CRO)과 제약사, 바이오벤처를 중심으로 사람 유래 세포 기반 분석 시스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장비 판매를 넘어 세포칩과 분석 소프트웨어, 데이터 분석, 독성평가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 통합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조 대표는 "핵심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기업 규모를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 기업공개(IPO)도 검토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세포·오가노이드 분석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등 차세대 의료기기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셀라메스 세포분석 시스템. [출처=셀라메스]
셀라메스 세포분석 시스템. [출처=셀라메스]

◆셀라메스만의 차별화된 투명 전극·실리콘 네트 기술력

오가노이드는 제작에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정도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연구 자원이다. 하지만 기존 전극 기반 시스템은 오가노이드가 배양액에서 움직이면 신호 품질이 떨어져 실험을 반복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게 셀라메스 측의 설명이다.
셀라메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명 전극(ITO) 기술과 실리콘 네트(Silicone Net) 기술을 개발했다. 투명 전극은 기존 금속 전극과 달리 현미경으로 세포와 오가노이드를 직접 관찰하면서 동시에 전기 신호를 측정할 수 있어 연구 효율을 크게 높였다.
또한 실리콘 네트 기술은 오가노이드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안정적으로 고정해 보다 강하고 일관된 신호를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연구자는 재실험 가능성을 줄이고 신약 개발 과정에서 데이터의 재현성과 신뢰성을 높였다.

◆비임상 평가 플랫폼 차별성 앞세워 해외 시장 진출

셀라메스는 대량 처리(High-throughput)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5월 'CIMFS-96'을 출시했고 현재 고객 평가와 시장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CIMFS-48'도 개발을 완료해 신뢰성 평가를 진행 중이다.
'CIMFS-96'은 96개의 독립 전극을 기반으로 최대 12개의 심장 또는 뇌 오가노이드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어 약물 스크리닝과 독성 평가 효율을 크게 높였다. 해당 제품은 단순히 채널 수를 늘린 장비가 아니라 사람 유래 세포 기반 신약 개발 시장을 위한 차세대 분석 플랫폼으로 보고 있으며, 동물대체시험 확대와 함께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루시드(Lucid Scientific)사와 독점 대리점 계약을 체결해 기존 임피던스 기반 세포 분석과 MEA(신경세포의 전극 신호를 측정하는 기술 및 시스템) 기반 전기생리 분석에 산소 소비량(OCR) 분석 기술까지 결합했다. 이를 통해 세포의 구조 변화와 기능 변화, 대사 활성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통합 분석 환경을 구축했다.

셀라메스의 'CFPS-32' 시스템. [출처=셀라메스]
셀라메스의 'CFPS-32' 시스템. [출처=셀라메스]

조 대표는 "현재 일본과 유럽, 대만, 미국, 중국 등 주요 국가의 파트너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해외 연구기관과 글로벌 제약사를 대상으로 공동 평가 및 데모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사람 유래 세포 기반 비임상 평가 플랫폼이라는 차별성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규제기관 검증 통한 글로벌 표준 플랫폼 도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2024년 발간한 '종합적 심부정맥 평가 안내서'에는 줄기세포 유래 심근세포(hiPSC-CM)를 활용한 MEA 기반 심장독성 평가 사례가 포함돼 있으며, 일부 데이터는 셀라메스의 'CFPS-32' 시스템으로 생성돼 있다.
이는 셀라메스 기술이 국내 차세대 심장 안전성 평가 체계 구축 과정에서 실제 활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국내 안전성 평가 전문기관과 협력해 표준 심장독성 평가 약물을 활용한 성능 검증도 완료됐다. 심근세포 박동 변화와 전기 신호, 부정맥 발생 여부 등을 안정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조 대표는 "앞으로도 CiPA(체외 부정맥 검사) 등 국내외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평가 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신뢰성 높은 비임상 평가 플랫폼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며 "특정 장비를 판매하는 기업을 넘어 신약 개발 과정에서 신뢰할 수 있는 비임상 평가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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